[임윤아 칼럼] 독립출판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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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아 칼럼] 독립출판의 의미
  • 임윤아
  • 승인 2020.06.2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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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자의식을 표출하고픈 개인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아티스트

대형서점도 아닌 그렇다고 중고서점도 아닌 이곳 ‘독립서점’은 독립출판물만 모아놓은 신흥 문화 공간이다. 서적 이외에도 각종 포스터, 앨범, 그림, 사진집, 액세서리, 스티커, 문구류 등으로 가득하다. 작가와 독자와의 거리감을 한 꺼풀 줄여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문학 내 새로운 발견이자 패턴, 유행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겠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넘쳐나는데 작가로서 먹고살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기에 생겨난 현상으로도 비친다. 혹은 자유롭게 제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가를 표현해내는 것이 허용된 사회로 발전했기에 이뤄질 수 있는 개척의 정의일 수 있다.

수년 전부터 국내에서 독립서점은 하나의 새로운 문화로 이어졌다. 아이쇼핑하듯 새로 나온 독립 서적을 둘러보는 취미로 시작하여 낭만적인 데이트 코스로도 이어졌다.

특히나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독특한 분위기로 구조되어 있기에 하나의 이색 공간으로서도 제 기능을 한다. 문화적 탐방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혈기왕성하고도 자유분방한 느낌을 쥐여준다.

▲책장 (사진=DB)
▲책장 (사진=DB)

독립서점이 주는 매료 포인트는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는 면에서 비롯된다. 이 중 독립출판물의 경우, 등단하지 않은 작가가 서적을 내는 경우가 대다수다. 실생활 속에서 각자의 본업을 지키고 있지만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동시에 얻기도 한다.

작가이자 편집자, 예술가이자 관계자인 셈이다. 제 자신이 감독이자 연기자인 연출자의 지휘와도 같이 독립출판물은 저자의 재능을 다방면으로 시험하며 증명하게끔 만든다.

저마다 희망하는 목표가 있다.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다. 이를 본인이 직접 디자인하여 유통할 수 있는 세상이 바로 독립출판이자 독립서점이라는 공간이다. 어쩌면 이는 삭막한 문학계 안에 새로운 혁명이자 시도로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문학이 일상이라면 독립 형태의 문학은 여행이라고 볼 수 있다. 자유로움과 새로움을 추구하며 이전에 본 적 없는 풍경을 완성시킨다. 여행은 여행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일상은 일상으로서의 기능을 하지만 두 가지는 매우 밀접한 관계다.

거짓과 진실, 갈증과 목축임, 허기와 포만처럼 각각의 의미로서 서로를 채운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문학적인가, 예술성을 지녔는가를 짚기보다 두 가지가 우리네 인생에 어떠한 순기능을 하고 있는가를 먼저 살펴보아야만 한다.

▲기존의 문학이 일상이라면 독립 형태의 문학은 여행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DB)
▲기존의 문학이 일상이라면 독립 형태의 문학은 여행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DB)

독립출판물 중에서는 신춘문예 당선집에서부터 모티브를 따온 서적이 존재한다. 신춘문예 낙선집이라는 제목을 한 이 책은 ‘아무도 안 뽑아줘서 내가 내는’이라는 문장을 시작점에 달고 있다. 기발한 발상에서부터 출발한 이 작품 역시 등단 제도에서 벗어난 이색 도전이라고 볼 수 있겠다.

모두가 소모적인 글쓰기를 한다. 등단을 위해서 열심히 쓰지 않는 사람을 찾는 것이 더욱 어려운 일이다.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한 처사가 되었으며 결과적으로는 얼마나 경쟁력을 가졌는가가 승부를 좌우하는 한 칼이 된다.

소모적인 글쓰기에서 벗어나 제 글을 ‘독립출판’이라는 형태로 표현함으로써 새로운 길을 개척해냈다. 이 역시 하나의 완결된 문학이라고 인정받을 수는 없는 것일까?

독립출판은 정형화된 등단 방식, 작가적 루틴에서 벗어났음을 증명한다. 꼭 알려진 방식으로만 기성 문인이 되어야 하는가? 그건 아니다. 이를 새로운 문화와 세상이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글을 세상 밖으로 표현해나가며 이를 통해 먹고 살고, 인정받을 수 있다면 이는 충분히 작가로서의 성공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문장은 문장일 뿐이며 작가는 또 하나의 직업일 뿐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사진=DB)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사진=DB)

해바라기도, 장미도, 튤립도 전부 꽃으로 분류된다. 신춘문예 등단이 해바라기고, 유명 출판사에서의 신인상 수상이 장미라면 독립출판을 통한 데뷔는 튤립이다. 결국 어떻게 개화하는가가 아닌 언제 만개하는가가 주요 포인트라는 점이다.

전국적으로 독립서점이 존재한다. 여전히 수많은 독립 서적이 입고되며 SNS를 통해 확산된다. 작가는 자의식을 표출하고픈 개인이자 세상과 소통하기 위하여 소모적인 글쓰기를 반복하는 아티스트다.

그들이 피력하고자 한 모든 이야기가 신기루가 아닌 환상적인 결말로 끝맺기를 바란다. 독립출판의 등장이 작가로서의 생존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임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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