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빈 칼럼] 당신은 당신으로 충분히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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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빈 칼럼] 당신은 당신으로 충분히 괜찮습니다
  • 조은빈
  • 승인 2020.06.3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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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과 상처를 모른 척하고 살아오진 않았는가

우리는 어렸을 적 동화를 읽으면서 자라왔다. 흥부와 놀부, 백설공주, 미운 오리 새끼 등 여러 동화를 보며 ‘착하게 살아야 한다, 배려를 하며 살자’ 와 같은 교훈을 깨닫게 되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아이들을 위한 동화 속 교훈 뒤에는 잔혹한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다.

이는 성인을 독자층으로 잡은 동화인 ‘잔혹동화’라고 일컫는데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또한 ‘어른들을 위한 잔혹동화’라고 불리고 있다. 과연 이 드라마 속의 이야기는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할까?

▲'사이코지만 괜찮아' 포스터 (사진=tvN 제공)
▲'사이코지만 괜찮아' 포스터 (사진=tvN 제공)

간략히 이야기하자면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 병동 보호사 강태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문영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한편의 판타지 동화 같은 사랑에 관한 조금 이상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이다. 현재 2049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5.7%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이 드라마 속 여주인공 고문영은 아동문학계의 여왕이지만 실상은 동화를 통해 동심을 지배하고 조종하며 정신병동 환자에게 칼을 겨누기도 하고 탈출을 돕기도 한다. 또한 한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가 여주인공의 도움을 받고 탈출을 해 국회의원에 출마한 아버지의 유세 현장에 가 난리를 치는 장면이 나온다.

처음에 이 드라마를 접했을 때는 ‘와…드라마 제목처럼 사이코가 맞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만큼의 의미심장한 말과 대범한 행동을 보인다. 하지만 매화가 거듭할수록 이들이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들이 풀어진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스틸컷 (사진=tvN 제공)
▲'사이코지만 괜찮아' 스틸컷 (사진=tvN 제공)

아직 정확한 일화가 나오지 않았지만, 아버지에게 목이 졸리는 여주인공의 장면이라던가, 잘나가는 형제들과는 달리 공부도 못하고 뛰어난 게 없어 매번 무시당해 부모님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충동적인 소비를 하며 바바리코트를 입고 노출을 하는 환자의 모습이 등장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필자처럼 이들의 행동이 평범하지 않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단정 짓는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그들을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실제로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기획 의도는 이러하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 국민 80%는 정신증을 앓고 있고 그중 20%는 약을 먹어야 하는 수준이다. 이런 시대에 과연 누가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할 수 있을까? 단순히 ‘다수’가 ‘정상’이 되는 건 폭력이 아닐까? 말이 안 통하고 이해될 수 없는 존재는 격리와 감금만이 답인가?’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사진=DB)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사진=DB)

중간중간 코미디적인 요소를 가미한 드라마이지만 한 회당 우리에게 주는 깨달음이 큰 드라마이다. 그들은 자신이 느끼고 억누르고 있는 감정을 누구보다 솔직하고 대담하게 드러낸다. 가끔은 ‘위선자’인 척, 혼자만의 감정을 숨기기 급급했고 그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삶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그들의 모습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드라마를 통해 남주인공이 자신의 감추고 감췄던 상처를 여주인공을 보면서 깨닫고 표출하기 시작하는 것처럼 살아온 환경이, 겪고 있는 상황으로 나조차도 모르는 사이 병들어가고 있는 정신적 아픔을 드러낸다. 우리 또한 결핍과 상처를 받고도 모른 척하고 살아오진 않았는가. 드라마를 통해 남녀 주인공들이 서로를 치유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위안받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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