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예 칼럼] 가해자중심주의, 이대로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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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예 칼럼] 가해자중심주의, 이대로 옳은가?
  • 박지예
  • 승인 2020.07.16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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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성범죄, 강력 처벌해야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의 운영자 손정우의 미국 송환이 불허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사람들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법원을 향해 많은 비난과 비판의 말을 쏟아냈다. 모두가 납득할 수 없는 결과였다.

손정우는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다크웹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영유아 및 아동의 성착취 영상과 사진을 유통했음에도 1년 6개월이라는 터무니없는 형량을 선고받은 것도 모자라 영상을 판매한 후 얻은 44억가량의 자금을 몰수당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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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한 손정우가 미국 송환이 불허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고 있다. (사진=News1 제공)

더군다나 웰컴투비디오의 회원들은 기소유예, 벌금 등으로 사건을 종결시켰으니 한국에서의 디지털 성범죄의 처벌이 얼마나 솜방망이 처벌인지를 알 수 있는 사건이었다. 미국은 자금세탁을 조사한다는 사유로 손정우를 미국으로 송환해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

국민들은 한국에서의 처벌이 너무나 약했으니 미국으로 송환되어 정당한 죗값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 6일, 법원은 손정우의 미국 송환을 불허했고 이에 국민들은 자국의 법을 향한 깊은 무력감과 들끓는 분노는 더욱 가중되고 말았다.

법원이 인도 불허 결정을 내린 주된 이유는 ‘우리나라 사법 주권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었다. 가해자가 한국 사람이고, 상당 부분의 범죄가 한국에서 이루어졌으며 한국 검찰이 수사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재판하는 것이 맞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법원은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그에 걸맞은 형량을 내렸어야 했다.

법원은 가해자가 어리고 눈물을 쏟으며 반성한다는 이유로, 결혼을 해 부양할 가족이 생겼다는 이유로 형량을 감소시켰다. 씻을 수 없는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 피해 아이들의 상처는 고작 1년 6개월 정도면 없어질 상처란 것인가? 쉬이 납득할 수 없는 결과에 허무함마저 든다. 재판이 끝난 뒤, 가해자 가족은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것이 피해자 중심이 아닌 가해자 중심의 판결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공평성에 대해서도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법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어련히 알아서 법률에 근거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내릴 테지만 몇몇 결과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다. 손정우의 형량은 1년 6개월이고, 생활고로 달걀 18개를 훔친 남성도 그와 같은 1년 6개월 형을 받았다. 이 같은 결과에 사람들은 달걀을 훔친 남성이 비록 이전에 절도와 사기 전과가 있었던 사람이긴 하나, 3000여 개가 넘는 아동 성착취물 영상으로 수익을 번 사람과 배가 고파 달걀 18개를 훔친 사람이 같은 형량을 구형받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잘 가지 않는 처사라고 말했다.

구운 달걀 18개를 훔치다가 적발된 남성이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사진=JTBC 뉴스룸 캡처)
구운 달걀 18개를 훔치다가 적발된 남성이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사진=JTBC 뉴스룸 캡처)

개인으로 이번 사건의 결과에 대해 여러모로 매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아동 성착취물의 뿌리를 뽑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기회를 걷어차 버린 것은 물론, 자국법에 대한 신뢰도를 급격히 떨어뜨리고 ‘가해자만 잘사는 세상’, ‘대한민국은 가해자의 편이다’ 라는 부끄러운 인식을 세계 곳곳에 남기게 되었다.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영상을 유포한 가해자가 고작 1년 6개월의 형량만을 마치고 나오는 걸 전 국민이 지켜보았으니 디지털 성범죄를 일으킨 가해자에 대한 정당한 처벌을 앞으로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 단정 지을 것이다. 아직도 디지털 성범죄는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언제, 어느 누가 피해자가 될지 모른다. 하루빨리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죄질과 그에 맞는 형량을 재정립하고 엄벌에 처해 이러한 끔찍한 범죄가 다시금 일어나지 않도록 엄중한 조처를 해야 할 것이다.

박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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