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서 칼럼] 손바닥에 뿌리내리는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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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서 칼럼] 손바닥에 뿌리내리는 스마트폰
  • 최재서
  • 승인 2020.07.2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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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액세서리 시장의 확장에 따른 영향력

지금 우리는 스마트폰 대중화를 넘어 스마트폰이 필수품이 된 시대를 살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 기준으로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4800만 명을 돌파했고, 통계상으로 모든 국민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날도 그리 멀지 않다.

이러한 스마트폰의 일상화에 따른 여러 가지 상품들 또한 등장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으로 스마트폰 케이스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없어서는 안되는 상품이며, 사진을 잘 찍기 위한 ‘셀카봉’의 등장, DSLR과 비슷한 감성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광각렌즈를 넘어 스마트폰 케이스들 또한 자동 충전 기능, 카드 수납 기능 등 여러 방면의 스마트폰 액세서리가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주목할만한 성장을 보이는 상품이 그립톡과 스트랩이다. 그립톡과 폰 스트랩의 등장은 단순히 스마트폰 외관의 멋을 더해주는 것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을 잡고 사용하는 손을 더욱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립톡의 경우에는 스마트폰을 가로로 눕혀서 영상을 시청할 때도 거치대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할 경우 열이 나기 마련인데, 이러한 기능 덕에 열을 내는 스마트폰 대신 그립톡을 잡는 등의 방법으로 사용하여, 새로운 스마트폰 사용법을 제시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발달하고 여러 가지 기능을 가지게 됨에 따라 기존의 기능들을 담당하던 디바이스, 오프라인 상품들 또한 사라져 갔다. 이는 따로 특정 기능을 위한 기기를 만들어야 하는 생산적 차원의 자원 소비를 막은 점에서 경제적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스마트폰이 지나치게 많은 기능을 가지게 하여 스마트폰 사용자가 스마트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우리는 길을 찾을 때, 날씨를 확인할 때, 신문을 볼 때,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등 여러 활동을 하고자 할 때 그 활동을 성취시켜줄 상품, 서비스를 소비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에 모든 것이 다 가능한 것이다.

▲그립톡 제품사진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그립톡 제품사진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최근 필자가 이 그립톡의 등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앞서 언급한 그립톡 판매를 위한 마케팅 문구에서 의문이 들었다. “열이 나는 스마트폰을 그립톡을 사용함으로써 해결한다”라는 문구에서 나의 의문은 열이 나는 스마트폰의 문제점을 사용 중단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닌 열이 직접 닿지 않는 액세서리를 개발하여 스마트폰을 꾸준히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중독, 과사용의 신호를 보내는 기기의 열에 대한 해결책이 어떻게 그 신호를 무시할 수 있는지, 그 위험신호를 덜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상품이 등장했다. 이러한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의 성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전체 모바일 액세서리 시장의 규모는 지난 2012년 1조 원을 돌파했고 꾸준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현상과 함께 사회 전반적으로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해지면서, 우리의 신체 또한 변화하고 있다. 이미 알려진 증상으로는 ‘거북목 증후군’, ‘손목 터널 증후군’이 있고 2016년 연국의 이동통신업체 02의 연구팀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엄지손가락을 가장 많이 사용해 엄지손가락이 점점 커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진화인류학적 관점으로 이러한 현상을 바라볼 때, 스마트폰 사용을 더욱더 편하게 만들어주는 모바일 액세서리들의 등장은 앞서 언급한 증상들과 더불어 우리의 손의 전체적인 구조, 모양을 변화시킬 우려가 있다. 혹은 손의 변화는 전체 신체의 변화 중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인류의 궁극적 미래를 ‘놀이하는 인간’에서 찾았고 그는 ‘호모 루덴스’라는 새로운 인류를 제안한다. 스마트폰 중독을 일으키는 여러 요소 중에 미디어 콘텐츠 속 유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즐기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스마트폰이 인간 자체를 잠식시키는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

겉으로 보이는 모바일 액세서리와 더불어 기기 내 소프트웨어로 인한 인류의 내적 변화들 또한 필자는 우려하는 점이 있다. 스마트폰 속 여러 스마트 서비스는 편리함을 제공하여 사용자의 여러 수고를 덜어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혹자는 이러한 스마트 서비스들이 사용자의 스마트를 조금씩 빼앗아 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존재한다.

이러한 우려 속 필자의 입장에서 가장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는 서비스로 ‘네이버 스마트 보드’가 있다. 네이버 스마트 보드는 사용자가 많이 쓰는 패턴을 기억해, 다음 단어를 제시하기도 하고, 외국어 자동번역, 한글 맞춤법 교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기능들은 언뜻 보면 사용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귀찮은 일이지만 인간이 직접 해오던 일을 소프트웨어가 대신해 주면서 우리는 대체된 기능에 대하여 우리의 기존 역할에 대한 퇴화를 겪을 수도 있다.

가령 텍스트 자동 입력 기능은 우리가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획일화된 답변을 반복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고, 외국어 자동번역, 맞춤법 교정의 경우 한글과 외국어 공부의 동기를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모바일 액세서리에 따른 우리의 외부적 신체 변화는 비교적 가시적인 변화이지만, 소프트웨어로 인한 사용자 내부적 변화는 비가시적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스마트폰의 주체적인 사용자이지만, 스마트폰으로 인한 점진적 변화를 즉각적으로 알아차릴 수 없다는 것이다.

모바일 액세서리 시장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개발, 블루투스, 무선 충전 등 여러 분야의 개발은 이미 상품으로 등장했고, 가까운 미래에서는 가상현실, 증강현실 기술,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대중화됨에 따라 이에 따른 액세서리의 등장도 멀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의 움직임에 대비하여, 소비자, 사용자들 또한 주체적 움직임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은 우리의 소유물이며, 직접 활용해야 할 대상인 것임을, 모바일 액세서리의 등장이 우리 삶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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