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아 칼럼] 번아웃 증후군의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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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아 칼럼] 번아웃 증후군의 출연
  • 임윤아
  • 승인 2020.06.1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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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을 하는 나와 일을 하고 있지 않은 나의 경계를 뚜렷히 해야한다

 번아웃 증후군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번아웃은 활활 타오르고 나서의 잿더미 같은 상태, 불이 다 꺼져버린 무기력한 현상을 뜻한다.

번아웃 증후군 이외에도 피터팬 증후군, 리플리 증후군, 므두셀라 증후군, 파랑새 증후군, 가면 증후군,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등 뜻과 명칭이 함께 알려진 증후군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유명 증후군의 출연 이유는 바로 현대사회에 있다. 누구에게나 자주 발병된다는 특징을 갖고 있으므로 이제는 새 증후군의 출연이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인식된다.

사회가 발전하는데도 번아웃 증후군은 어째서 사라지지 않을까? 이에 대한 해석은 간단하다. 삶은 결국 투쟁이다. 안식처를 쟁취해야 하고, 경쟁 구도에서 성공이라는 깃발을 획득해야만 한다. 가진 게 많을수록 승리자로 통용되는 사회에서, 경쟁력을 가져야만 하는 상황은 온 열의를 끌어모으게 하고, 이는 마음속 그을림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예상치 못한 부진한 결과에 열의가 꺼지는 건 당연지사, 실패 앞에서도 좌절하지 말라는 말이 어깨의 짐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사진=DB)
▲(사진=DB)

장작을 조금씩 사용해 방을 데우는 용도로만 지내는 법은 아무도 모른다. 언제나 청춘은 불타올라야 제대로 된 청춘이었다. 남들보다 빠르게 자신만의 집과 차, 눈에 보이는 성과를 쌓아야 했다. 따뜻함은 인자함이 아닌 곧 뒤처짐으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에너지를 비축할수록 뒤처진다는 정의는 대체 누가 남겨둔 것일까?

정신분석가 프로이덴버거가 명명한 번아웃 증후군은 삼포 세대ㆍ오포 세대ㆍ육포 세대를 예견한 듯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했다. 2019년 WHO가 ICD-11(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에 번아웃 증후군을 등록했다. 단, 질병이 아닌 직업 관련 증상으로 정의했다. 업무환경 이외의 환경은 배제한다는 조건 하에 번아웃과 관련하여 병원ㆍ보건소ㆍ공공의료 서비스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위처럼 번아웃 증후군은 우리 사회에 현존한다. 연소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현대사회로 인해 출연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그 존재감을 공식적으로 증명받았다고도 볼 수 있겠다.

번아웃 증후군의 증상은 다양하다. 기력이 없다, 감정 기복이 크며, 열의에 차서 업무를 진행하다가도 돌연 꺼져버린다, 만성적인 질환인 감기, 두통에 시달린다, 에너지가 고갈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워라밸(work-life balance)’를 맞출 수밖에 없다. 한번 인생의 우선순위를 바꾸는 것도 좋은 해결방식으로 자리할 것이다.

▲(사진=DB)
▲(사진=DB)

일이라는 환경과 쉴 수 있는 환경이 완벽하게 분리되어있어야 번아웃에서 탈출할 수가 있다. 불필요한 업무를 맡기지 않는 환경이 가장 먼저 조성되어야 하며, 휴일에도 출근하는 경우는 사라져야 한다. 무엇보다 과도한 외근을 시키지 않는 업무환경이 마련되는 게 급선무다. 회사에 속한 내부인력이기 전에 제 일상을 지키고자 부단히 노력하며 발전해온 한 개인임을 잊지 말아달라.

번아웃 증후군에 T.P.O(시간, 장소, 상황)라는 용어를 덧붙이고 싶다. 경우에 맞게 옷차림을 바로 차려입는다는 말인 T.P.O를 이렇게도 해석할 수가 있겠다. 전 세계 모든 사회인은 주5일 업무시간을 차려입는 회사원이자 집에서 편안함을 추구하며 쉼을 널어놓는 한 사람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공간에 맞춰 업무를 볼 때와는 사뭇 다른 얼굴로 피로를 풀기도 한다.

T.P.O의 원칙을 건강하게 지키며 어떠한 경우에서든 자기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원하는 시점에 마주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일하는 나와 일을 하고 있지 않은 나의 경계가 뚜렷하다면, 번아웃 증후군은 어느 날 갑자기 따뜻한 우리 집으로 날아 들어와 한순간에 모든 것을 무기력하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임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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